두 명제가 모두 참인 것도 모두 거짓인 것도 가능하지 않은 계를 모순 계라고 한다. 예를 들어, 임의의 명제를 P라고 하면 P와 ～P는 모순 계이다.(기호 ‘～’은 부정을 나타낸다.) P와 ～P가 모두 참인 것은 가능하지 않다는 법칙을 무모순율 이라고 한다. 그런데 “㉠다보탑은 경주에 있다.”와 “㉡다보탑은 개성에 있을 수도 있었다.”는 모순 계가 아니다. 사실과 다르게 다보탑을 경주가 아닌 곳에 세웠다면 다보탑의 소재지는 지 과 달라졌을 것이다. 철학자들은 이를 두고, P와 ～P가 모두 참인 혹은 모두 거짓인 가능세계는 없지만 다보탑이 개성에 있는 가능세계는 있다고 표한다. ‘가능세계’의 개념은 일상 언어에서 흔히 쓰이는 필연성과 가능성에 한 진술을 분석하는 데 요한 역할을 한다. ‘P는 가능 하다’는 P가 어도 하나의 가능세계에서 성립한다는 뜻이며, ‘P는 필연이다’는 P가 모든 가능세계에서 성립한다는 뜻이다. “만약 Q이면 Q이다.”를 비롯한 필연인 명제들은 모든 가능 세계에서 성립한다. “다보탑은 경주에 있다.”와 같이 가능하지만 필연이지는 않은 명제는 우리의 실세계를 비롯한 어떤 가능 세계에서는 성립하고 어떤 가능세계에서는 성립하지 않는다.
가능세계를 통한 담론은 우리의 일상인 몇몇 표들을 보다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음 상황을 생각해 보자. 나는 실에서 아침 8시에 출발하는 기차를 놓쳤고, 지각을 했으며, 내가 놓친 기차는 제시간에 목지에 도착했다. 그리고 나는 “만약 내가 8시 기차를 탔다면, 나는 지각을 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통 논리학에서는 “만약 A이면 B이다.”라는 형식의 명제는 A가 거짓인 경우에는 B의 참 거짓에 상없이 참이라고 규정한다. 그럼에도 ⓐ내가 만약 그 기차를 탔다면 여히 지각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는 않는 이유는 무엇일 까? 내가 그 기차를 탄 가능세계들을 생각해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그 가능세계 어떤 세계에서 나는 여히 지각 을 한다. 가령 내가 탄 그 기차가 고장으로 선로에 멈춰 운행이 오랫동안 지연된 세계가 그런 이다. 하지만 내가 기차를 탄 세계들 에서, 내가 기차를 타고 별다른 이변 없이 제시간에 도착한 세계가 그지 않은 세계보다 우리의 실세계와의 유사성이 더 높다.
일반으로, A가 참인 가능세계들 에 비교 할 때, B도 참인 가능세계가 B가 거짓인 가능세계보다 실세계와 더 유사하다면, 실세계의 나는 A가 실되지 않은 경우 에, 만약 A라면 ～B가 아닌 B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가능세계는 다음의 네 가지 성질을 갖는다. 첫째는 가능세계의 일성이다. 가능세계는 명칭 그로 가능한 세계이므로 어떤 것이 가능하지 않다면 그것이 성립하는 가능세계는 없다. 둘째는 가능세계의 포성이다. 이것은 어떤 것이 가능하다면 그것이 성립하는 가능세계는 존재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가능세계의 완결성이다. 어느 세계에서든 임의의 명제 P에 해 “P이거나 ～P이다.”라는 배율이 성립한다. 즉 P와 ～P 하나는 반드시 참이라는 것이다. 넷째는 가능세계의 독립성이다. 한 가능세계는 모든 시간과 공간을 포함해야만 하며, 연속된 시간과 공간 에 포함된 존재들은 모두 동일한 하나의 세계에만 속한다. 한 가능세계 W1의 시간과 공간이, 다른 가능세계 W2의 시간과 공간으로 이어질 수는 없다. W1과 W2는 서로 시간과 공간이 다른 세계이다. 가능세계의 개념은 철학에서 갖가지 흥미로운 질문과 통찰을 이끌어 내며, 그에 한 연구 역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나아가 가능세계를 활용한 논의는 오늘날 인지 과학, 언어학, 공학 등의 분야로 그 응용의 폭을 넓히고 있다.